세계은행, “강한 달러 지속으로 금융위기 올 수 있다” 경고

세계은행이 강한 달러로 인해 일부 개발도상국 등 세계 여러 국가의 금융위기를 경고했다. 내년말까지 개발도상국들이 갚아야 할 달러부채는 830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18일 세계은행은 보고서를 내고 강한 달러로 인해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며 금융위기를 우려했다. 세계은행이 이 같은 경고를 내놓은 것은 각 나라들은 달러를 기준으로 돈을 빌리는데 환율이 올라가면 각 나라들이 갚아야 할 돈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나라들은 외환보유고 즉 달러를 충분히 저축해 두려고 노력한다. 금융위기에 몰리는 국가들은 외환보유고가 적기 때문이다.

이미 몇몇 개발도상국들은 금융위기 직전까지 간 상황이다.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을 요청했다. 세르비아 역시 지난주 IMF와 회담을 열었다. 달러가 부족해서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나라들은 IMF에 달러를 빌려달라고 요청할 수 밖에 없다.

강한 달러는 각 나라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전세계의 주요 식량과 연료는 모두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다. 따라서 달러 가치가 오르면 그 식량과 연료를 사는데 더 많은 돈이 들 수 밖에 없어 미국 이외 국가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미국 외 화폐가치 다 떨어진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 EU 등이 달러화에 대한 자국 화폐가치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실패하고 있다. 지난 주 중국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선을 돌파했다.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도 1년전 달러당 1200원이던 환율이 현재 1400원까지 올랐다. 유로화, 파운드화도 달러 대비 가치가 수십년만에 최저치로 내려 앉았다. 

신흥 시장의 타격도 크다. 이집트 화폐 가치는 18%, 헝가리는 20%, 남아프리카공화국은 9.4%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서만 14% 이상 치솟았다. 이는 1985년 지수가 구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의 고통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도 환율과 연동된 중요한 이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은 개발도상국가들에서 돈을 빼 미국에 투자한다. 그러면 개발도상국의 자국 화폐 가치는 더 떨어진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 될 수 밖에 없어 세계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주에 금리를 다시 0.75% 이상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있는 이주민들도 모국의 금융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환율은 얼마나 떨어졌는지 외환보유고는 얼마인지 확인해서 금융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 미국이 금리를 언제 얼마나 올리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금융위기가 도래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다.

송하성 기자